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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ingEnglish

영어 공부는 패리스 힐튼과 함께하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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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어떤 분의 영어 공부방 블로그를 들어가게 됐어요. 저하고 생각이 같

은 대목들이 많더군요. 이런 건 나와 달랐지만 말입니다. Paris Hilton 에 관한 기사로 배우

는 영어라는 posting...

 

교재로 삼은 그녀에 대한 기사 (아마도 제목인 듯) 의 한 문장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Paris Hilton grabs a bite to eat with her sis in Berverly Hills.

패리스 힐튼은 여동생 (언니?) 과 함께 베벌리 힐즈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이 여자와 함께 다니는 시스터의 나이가 그녀보다 위인지 아래인지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

는데 유명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근황을 전하는 기사였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위 문장에서 동사가 grabs 로 현재형이 된 것은 신문 제목의 시제에 관한 약속이지

요.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글자 수를 줄여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과거 (능동태) 와 과거분

사 (수동태) 가 같은 모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시제를 현재형으로 씁니다. 그러니까

grabs 는 원래 grabbed 로 써야 맞는 거지요.  

 

필자가 이 신문 기사 제목을 따온 것은 grab a bite to eat 라는 관용 표현을 가르치기

위해서였습니다. 간단히, 빨리 뭘 먹다... 라는 의미지요. 우리말로 직역한다면 `먹을 조각

하나를 집다, 즉 한 개 집어먹다'...

 

제가 <영어 이야기>에서나 주변 사람들에게 늘 주장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영어 배우려 하

지 말고


쉬운 영어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자기 입에서 나오게 하라


입니다.

 

어, 어 하며 영어를 더듬거리는 사람이 이런 grab a ... 운운하는 말을 여기 사람들에게 했다

칩시다. 그 말 다음에는 또 다시 어, 어 거린다면 (당연히 그렇겠지요) 이거 얼마나 웃기겠어

요?

 

차라리 그 posting 에서 예로 든 상황에 나오는 앞 부분 대화 (제가 약간 수정했음) 가 우리

에게는 지금 당장 필요한 영어입니다.

 

A: Boy, I am hungry.

B: So am I, but I've gotta go home right now.

 

둘 다 배고픈 상태이니까 `근처 아무 데서나 뭐 간단한 것 먹자' 해야 하는데 지금 무슨 일이

있어서 바로 집으로 가야 하므로 같이 못 먹는다는 뜻을 담은 대화지요.

 

여기서 두 번째 문장 첫부분, So am I (나도 그렇다) 를 모르는 분들은 없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표현을 자연스럽게, 자주 쓰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제가 쉬운 표현부터 공부하

고 연습해야 한다는 게 바로 이것 때문이랍니다.

 

`진도'를 나가야 하는 공부, 소비자 (학생, 독자) 를 의식해 뭔가 특이한 것을 보여주려 하는

한국식 강의는 그래서 문제가 있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우리가 수십년을 공부했어도 여전

히 더듬거리는 이유가 몇가지 있는데 이런 문제점이 그 중 하나지요.

 

오늘부터 짧고 쉬우면서 자주 써 먹을 수 있는 표현 몇개씩 종이에 적어 갖고 다니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의식적으로 그 말을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입에 붙게

되어요.


저같은 시골 사람들이 서울말을 배울 때 나중에는 말도 안되는 곳에 그 서울말을 쓰게 되는

걸 경험했듯이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옆에서 누가 그말 그만하라고 할 정도로 단골 표현이

되게 됩니다.

 

You know what (저기 있잖아요. 그런데 말이죠...) 같은 표현도 써 보면 재미있어요. 어

느 똑똑한 사람은 `you know 같은 말 많이 하면 영어 잘하는 것 아니다' 라고 하던데 우리

처럼 초보들은 그런 말이라도 잘하는 게 좋습니다. 어, 어 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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