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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 산맥의 웅장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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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이라뇨. 지나온 시간을 되돌리자면, 어찌 갔나 싶을 정도로 참 아늑합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나 지금 밖에는 눈이 덮힌 로키산맥이 지천이지요.

참 시간은 정직하게 흘러갑니다.

 

블로그에 가끔 드문드문 밴프 생활기를 올리곤 했는데,

이제 마지막이라뇨.

아쉽고 서운합니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12월 중엔 역시나 겨울 여행을 했지요.

원래는 미국서부를 가려했으나 꼬리뼈를 다치고, 매니저가 휴가를 안 주는 바람에

이곳에서 친구를 찾아 밴프,쿠트니,제스퍼 국립공원을 다녀왔습니다.

위 사진은 차 안에서 찍은 거고요.

2박 3일 꽉꽉 채워 제 인생을 통틀어 잊혀지지 않을 만큼 너무 즐거운 여행을 했던 것 같아요.

아름답네요. 돌아보면.

 

 

사진을 줄이다보니 눈사람이 눌렸습니다. 하하

원래 꽤 귀여운 친구였는데,

제스퍼 피라미드 산이 뒤로 펼쳐지고 있네요. 동이 터오르고 있어요.

 

 

지난 주에는 택시타고 히치하이킹하고 존슨턴 캐년에 다녀왔어요.

여름에 가지 않은 걸 땅치고 후회했지요.

미니벨을 가지고 팡팡 거리며 다녀올걸, 택시라도 탈걸.

언제나 자연은 아름답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름답다'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이 말만큼 무언가를 형용하기에 걸맞은 말이 없지요.

무언가를 느끼고 웅키고 감싸고 가슴이 막막해올 때 말입니다.

 

여찌됐건 이제 마지막이네요.

많이 아쉽습니다.

제가 밴프를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록키산맥 하나였습니다.

산을 좋아하기에 등산화랑 아이젠까지 챙겨왔죠.

여행 책자를 보다가 국립공원이라고 하기에 친한 제 영어 강사였던 캐나다인인 앤드류에게

여기를 가겠다 했더니,

왈 "너 지금 제주 아일랜드 가겠다는 거냐. 여기서 조금 생활하다가 토론토로 옮겨라."

여기서 쭉 있었지만 후회는 전혀 없습니다.

 

비자는 6월 초까지인데, 조금 일찍 가게 되었습니다.

현실론적으로 볼 때, 제 나이가 29이고, 여자고, 결혼도 해야하고, 남자친구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출판일을 한 터라 다시 감을 잡으려면 현직에서 놀아야 하고 등등 뭐 갖은 이유를 붙여

4월 초에 가서 한국에서 지지고 볶고 잘 살아보자 합니다.

아, 여름까지 있고 싶지만, 그러고 싶지만,

현실은 현실이니, 아쉬움을 남겨둬야 나중에 세계여행을 하며 다시 올 수 있단 생각에

이제 들어갑니다. 한국으로!

많이 아쉽습니다.

남자친구와 제 꿈은 십 년 뒤 어느 정도 돈을 모아 임대사업을 하며 책을 쓰며 세계여행을 하는 게 꿈이니,

지금의 아쉬움은 그때로 돌리기로 합니다.

 

밴프, 정말 전 좋았습니다.

여행과 돈이 목적인 제게 밴프는 안성맞춤 그 자체.

여름엔 정말 할 수 있는 놀이가 많아요.

백야 현상에 밤 열 시까지 해가 지지 않으니, 그냥 계속 자박자박 땅을 밟고 서서

산을 보고 보우가 흐르는 물을 거닐고, 지나가는 사슴에게 안녕- 하고,

바람을 듣고, 풀을 만지고.

가을엔 보우리버와 미네왕카를 자전거 타며, 야호 - 하하하 - 나 꽃 달았네 소리도 질러보고,

겨울엔 스노우보드도 타고(눈은 파우더), 겨울산도 타고, 눈을 맞으며 세상을 보고,

 

너무 좋았습니다.

 

돈도 꽤 모았습니다. 8개월 정도 일해서 가져온 자금은 천 불 정도 됐는데,

약 8개월 일해서 9천 불 넘게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 돈은 고스란히 1달 반의 배낭여행에 지불될 예정입니다.

약 4천 불을 예상하고 있고, 5천 불 가량은 한국에 들어가 재취업을 위한 밑거름으로 남겨두렵니다.

 

아쉬운 점은

로컬민을 사귀기 힘들다는 점, 그러나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요.

젊은 20대 초중반의 친구들이 밴프의 여름과 겨울이면 돈도 벌고 겨울 스포츠를 즐기러 세계 각국에서 오거든요.

대학교 시절과 기자 생활을 하면서 깡소주를 하도 털어넣은 덕에 술은 보기도 싫은 마당에

애들이 맨날 펍에 모여 놀거든요.

술을 먹지 않는 저는 성격도 샤이한 편이라,

이런 문화는 많이 즐기진 않았어요.

음주가무를 사랑하는 분이시라면 정말 최고의 곳이죠.

 

아쉬운가봐요.

이런 저런 두서없는 말을 나열하고 있네요. 하하.

 

지금은 여행루트를 짜느라 골머리를 짜고 있습니다.

 

밴프에 오실 분은 잘 활용하실 곳이

타운홀이란 곳이에요. 거기에서 매 달 싼 가격에 밴프의 다양한 놀거리 먹을거리를 계획해 달력을 만들어

걸어놓거든요. 그 종이 하나면 밴프 생활 전혀 지겹지 않으실 거에요.

매주 수요일이면 공짜나 1달러에 공짜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요.

매 달 한 번씩 밴프센터 수영장 이용이 공짜고, 캘거리로 나가는 버스를 왕복 30불에 이용할 수 있어요.

 

여름, 가을엔 자전거 싼 거 구비하셔서

미네왕카, 버밀리온호수, 존슨턴 캐년, 캔모어를 바이킹 하시는 것을 강추드려요.

레이크루이즈는 저도 바이킹은 안 해봤는데, 차로 1시간이니 자전거로는 5-6시간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바이킹해서 가면 레이크루이즈 근처에 숙소를 잡아야하니 비추고요.(페어몬트 호텔을 이용하신다면야) 

겨울엔 저도 이용했지만,  

스키허브라는 곳에서 패밀리데이라는 게 있어요.

30불에 스키나 스노우보드의 모든 장비를 빌려주고 아침엔 커피와 머핀을, 저녁엔 맥주와 나쵸를 공짜에 즐기실 수 있고요.

리프트권과 왕복 버스 이용권도 무료에요. 놀퀘이 선샤인 레이크루이즈에 한해 1월에 각 한 번씩 날짜를 정해 이용 가능해요.

너무너무 좋았어요 전 ^^

 

그리고 쿠트니 국립공원, 재스퍼 국립공원, 요호 국립공원은

꼭 가보셔야 할 곳 중에 하나에요.

쿠트니와 설퍼 산에는 온천이 있는데, 쿠트니가 정말 가볼만 하고요. 그 가는 하이웨이 도로의 자연경관은 정말 비경입니다. 야생이고요. 재스퍼는 밴프에서 4시간, 왕복 8시간이고요. 쿠트니는 왕복 4시간쯤 걸려요.

전 재스퍼 여름에 못 가서 겨울에 다녀왔는데, 겨울엔 호수 보다는 산이에요. 정말 입 딱 벌어집니다.

눈이 많이 오니 주의하시고요. 재스퍼 가시려거든 좀 여유를 두고 가심이 좋고요.

요호 국립공원은 다양한 트래킹 루트가 있어요.

전 에메랄드호수 걷는 거랑 아이스필드 트래킹 다녀왔는데,

너무너무 아름답죠.

 

전 가장 아쉬운 게 국립공원에서 야영을 못 해 본 건데,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꼭 남편이랑 손잡고 하고 싶어요. 열흘 보름 코스로 많이들 가더라고요.

 

밴프에선 보우강 끼고 길 따라 가시면 버밀리온 호수, 가장 편한 뒷산 터널마운틴, 설퍼마운틴, 캐스캐이드 런들 마운틴이 있는데요. 설퍼까진 편하게 산책하신다는 느낌으로 다녀오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름에 오실 분들은, 어차피 캐나다의 여름은 너무너무 짧아요.

많이 즐기세요. 많이 느끼시고 많이 걸으시고 많이 오르세요.

너무 너무 아름다워요.

시간은 앞으로 흐르니까요. 다시 계절은 돌아오겠지만, 그 순간을 믿고 즐기세요.

저도 처음에 그랬지만, 잡을 못 잡고, 살 집도 없어서 많이 두려웠거든요.

전혀 그러실 필요 없어요. 여름엔 정말 성수기니까요. 10월까진 미친듯이 자연을 즐기세요.

일하고 놀고 즐기세요.

일 못 구하면 그냥 노세요.

후회하시지 않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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