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선거와 한국 선거의 차이점은?

요즘 캐나다는 선거가 한창입니다. 저는 캐나다 시민권자가 아니므로 이번 선거와 관계가 없습니다만 관심있게 지켜만보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이민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투표를 하셔야 정치인들이 우리같은 소수계 이민자들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겠지요.

이번 선거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하면, 아직 하퍼총리의 임기가 남아있긴 한데, 그가 속한 보수당(Conservative Party-blue with red trim)의 의석이 과반을 넘지 못하고, 자유당(Liberal Party-red)과 신민당(New Democrats Party-orange and green), 퀘벡당(Bloc Quebecois-light blue) 등의 야당 의석을 합치면 과반이 넘는데, 지금 이 야당들이 뭉쳐서 국회모독(contempt of parliament)을 이유로 예산안부결(defeat the budget)을 위해 국민투표를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시도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고, 캐나다 법으로는 야당이 연합정부(coalition)를 구성하면 단일 정당이 아니더라도 연합정부에서 총리를 세울 수 있다고 합니다. 

어제 진행된 TV토론회 중에서 다문화정책(Multiculturalism)과 이민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민와서 처음으로 그들의 토론을 본 제 느낌은 이랬습니다. 우선 보수당 대표로 나온 하퍼총리는 정치인다운 교묘한 답변과 여당 정치인으로서 야당 대표들의 얘기에 대해 연거푸 "That's not true."로... 대응하더군요. 분명 이민자를 위한 ESL 버짓이나 이민자 정착지원을 위한 settlement 펀딩이 이번 예산에서 삭감된 것은 확실한 사실인데도... 뻔뻔한 얼굴로 상대 토론자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TV 카메라만 바라보면서(아주 능숙하고 교활한 토론 태도라고 할 수 있겠죠..) 사실이 아니다 라고 얘기합니다.. 뭐 하퍼와 보수당이 추진하는 "경제우선" 정책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걸 비판하긴 힘들지만.. 그의 태도는 아주 능구렁이 같았습니다. ㅎㅎ

제일 말을 잘한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신민당(NDP)의 레이튼이었는데, 소셜리스트인 그의 배경에 맞게 그의 발언과 질문들은 "사회/복지우선"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중산층 이민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감동시킬 수 있는 말을 잘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중산층 이민자들보다는 보수당을 지지하는 백인들의 투표율이 현저히 높다는 점이겠지만요...)

퀘벡당의 질두셉은 퀘벡 이외의 다른것에는 관심없는 듯 보였습니다. 어차피 다른 지역에는 후보를 내지도 않는 당이니까요. 다문화 정책에 대해서도 그 개념 자체가 퀘벡에는 맞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불어보존을 위한 101법에 대해서만 강조를 하더라구요. 이민자들에 대한 시각도 매우 부정적이라, 예전의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서 온 보트피플은 성실하고 일도 잘해서 퀘벡 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새로 유입되는 경제적 난민들은 범죄자가 되고, 게토를 형성하고, 은행계좌에 부도를 내는 등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너무 "당당하게" 얘기해서 좀 놀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야당들 중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는 자유당의 이그나티아는 별다른 비전을 제시하지는 않고, 보수당의 이민자 관련 예산삭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쳐 뭔가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태도가 더 교활한 것 같기도 하구요. 중립적이고, 그다지 공격적이지도 않고, 퀘벡당과 신민당의 중간에서 의견조율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선거가 끝나고 연합정부를 구성하게 될 때, 중요한 자리(총리..)를 노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튼.. 제가 사는 앨버타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당이 대세이고, 하퍼는 캘거리 어딘가에 지역구를 가지고 있고.. 에드먼튼에는 유일하게 한명의 NDP 여성의원이 있다고 합니다. ㅎㅎ 또, 작은 정당 중 하나인 녹색당(Green Party)은 밴쿠버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들었네요.

두시간짜리 영어 토론회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cbc.ca/video/#/News/Canada_Votes_2011/1857462143/ID=1880420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