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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도 사랑도 운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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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도 운명일까?

나이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내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나는 이미 결혼을 한 몸이라거나,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라고 말하는 아내의 입을 그냥 놔둬서는 안 되는데, 어쩐지 ‘그래, 어쩔 수 없지. 그 사람과 잘 살아’ 이렇게 예의를 차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이는 참 많은 것을 빼앗아간다. 사랑도, 싸움도, 밤중에 체조하는 것도 못하게 만든다. 나이가 들면, 의심도 많아져서 가끔 사랑이 찾아와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이게 가장 불행한 일이다.

그래서 부동산 매매처럼 사랑도 타이밍이라고 한다. 집값이 오르기 전에 팔고, 한참 오를 때 사는 일을 반복하는 게 우리네 보통사람들의 삶이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맞는 사람, 자신에게 맞는 사랑은 늘 여건이 좋지 않을 때 찾아온다. 누구도 모르는 이 사랑의 타이밍 때문에 평생 억울해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살이라는 게, 불륜이라고 말하기에는 억울한 괜찮은 만남들이 있다. 규범에 둘러싸인 세상에 살면서, 룰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을 이해한다는 게 한편으로 죄악이 될 수 있는 줄은 알지만, 누군가 정말 좋아져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만남을, 아내나 남편이 알아도 끊을 수 없는 만남을, 주변 사람 누가 욕을 한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정신적으로만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를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뛰고 옷을 벗고 싶고, 그의 옷도 벗기고 싶고, 밤새도록 하고 싶은 걸 어떻게 하나? 밖에서 차를 마시는 것도 싫고, 드라이브도 별로고, 영화를 보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그냥 침대 위에서 벗은 채로 함께 있고 싶다.

 

 

친구들이 나를 보고 미쳤다고 한다. 그래 미쳤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그에게 ‘어디 먼 데로 달아나서 함께 살자’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정을 버릴 용기를 내지 못한다. 나와 잠을 자고, 나와 밥을 먹고, 나의 눈을 바라보지만, 자신의 가정을 버릴 정도로 나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좋다. 오늘 바로 이 순간 그와 함께 있다는 게 중요하다. 가장 후회되는 일은 그가 결혼하기 전에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불륜의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고, 이건 거부할 덕목이 아니라 인정하고 잘 다스려야 할 감정이다. 잘만 활용하면 부부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결혼이라는 건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두 사람이 50년 가까이 살면서 어찌 아슬아슬한 위기의 순간이 없겠는가?

     

 

바람을 피웠다고 바로 이혼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없다고 끝까지 함께 사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뭐든 적당히 해야 한다. 그러니 배우자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일까지 막아보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이건 사랑도 아니고, 그저 관계의 역류일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불륜은 어쩌면, 부부 사이에 생긴 문제들의 역작용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랑은 억지로 되지 않는다는 만고의 진실을 인정하고, 불륜을 이용할 줄 아는 지혜로운 방법을 터득해가는 게 진짜 인생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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