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토픽이슈

한국 도둑과 캐나다 도둑의 차이점은?

반응형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들이 유명 주에 하나씩 있는 캐나다에도 도둑은 없지 않습니다.

 

없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아요. 실제 통계가 그렇다는 게 아니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느끼는 체감 통계가 그렇습니다. 좀도둑보다는 직업적인 도둑, `프로' 들이 상대적으로 발달해 있는 듯하고요.

 





크고 작은 가게, 특히 값 나가는 물건들이 안에 있는 store 나 shop, storage room, warehouse 를 가진 사람치고 밤에 도둑 안 당해 본 적이 없을 정도지요. 이들 도둑은 대개 차떼기로 물건을 해 갑니다.

 

새벽에 주로 지붕을 뚫고 들어와 alarm, 전화 다 disable (기능 정지) 시키고 돈이 되는 것들은 모조리 트럭에 싣고 유유히 사라지지요. 여기는 지붕이 대개 목재라 침입 route 를 그쪽으로 주로 합니다. 제가 사는 메트로 밴쿠버 지역에서 최근 몇년 사이 이런 도난을 당한 gas station, convinience store 가 부지기수...

 

간 큰 친구들은 훔친 차로 가게 정문을 헤딩하고 들어가 현금과 고가품을 털어 얼람이 울린 뒤 경찰이 올 때까지의 시간 (15분 전후) 안에 사라지기도 하고요. 우리 가게 맞은편의 프랜챠이즈 커피샾이 몇달 전 새벽에 이렇게 당했었지요. 종업원이 close 를 하는 가게는 cash 를 가게 금고에 두고 집에 가므로 종종 target 이 되는 듯합니다.

 

사람이 있는 시간에도 그를 위협, 폭행해 감금한 뒤 범행을 저지르기도 하지요. 이건 도둑이 아니라 강도입니다. 저희 손님 중에 Cliff 라는 사람이 전에 컴퓨터 가게에서 일하다 강도들에게 둔기로 얻어맞고 결박을 당했던 얘기를 들려주었었지요. 몸이 묶인 채로 그들이 가게의 모든 컴퓨터를 트럭에 싣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더군요.

 

미국보다야 덜하겠지만 영화에 나오는 대낮 권총 강도 사건도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을 봅니다. 젊은 남녀 직원들이 밤에 일하는 Seven Eleven 같은 24시간 영업 가게나 밤 늦게까지 문을 열면서 돈 아니면 술이라도 들고 갈 수 있는 liquor store 들이 그들의 단골이지요.

 

하지만 돈이 필요하면 시간도 잘 가리지 않아요. 우리 동네에서는 아침에 복면 강도가 들어온 corner store 도 있었고, 오후나 초저녁에 이들이 들이닥친 가게도 몇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강도 사건은 주인이나 직원이 현장에서 직접 겪기 때문에 충격은 심하지만 피해 액수는 적지요. 급하게 집어 가는 거니까...

 

아파트가 많은 한국에 비해 여기는 단층 또는 2층 house 가 아파트, 콘도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비즈니스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도둑이 꽤나 신경 쓰이지요. 오늘 아침에 Anita 라는 아줌마 손님이 들려준 바에 따르면 캐나다 도둑이 얼마나 기술 개발을 열심히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아줌마가 아는 집이 최근 사그리 털렸는데, 그 수법이 정말 지어낸 얘기 같아요. 며칠 전에 이 집의 deck 에 놓여 있던 바베큐 기구가 없어졌더랍니다. 그런데 1주일 가량 지난 뒤 다시 돌아와 있더라는 거예요. 범인들이 갖다 놓은 거지요. 그리고 편지 비슷한 게 있었는데 그 내용인즉슨,

 

`운동을 하며 놀다 바베큐가 먹고 싶어서 당신 집의 것을 잠깐 실례했다. 사죄의 뜻으로 여기 Canucks (NHL Vancouver 하키 팀) 게임 티켓을 선물하니 기꺼이 즐기시도록 하라.'

 

라는 것이었다는 겁니다. 프로 아이스 하키 입장권은 빅게임일 경우 일반 좌석도 수백불씩 해서 피해자 가족은 `이게 웬 떡이냐, 도둑도 가끔은 맞고 볼 일이다' 하며 해당일 저녁에 모두 구경을 갔다는 거지요. 식구 수를 미리 헤아려 표를 준비해 줬기 때문에 집을 완전히 비워 놓고...

 

경기장까지 못해도 1시간이니 왕복 드라이브와 3 게 피어리어드 경기 시간을 합하면 족히 5~6시간. 도둑들은 이 plenty of time 에 집을 거의 해체하는 수준으로 다 뜯어 갔다고 합니다. 냉장고, 오븐까지... 도대체 이런 놈들이 있을 수 있나요?

 

저는 이 얘기를 들으며 `참, 머리도 좋다' 하기보다는 너무 더럽고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뜻밖의 공짜 티켓에 들떠 의심 없이 집을 비우고 경기를 보러 간 사이 그런 나쁜 짓을 하다니 말입니다. 경기가 끝나고 돌아와 집안이 초토화된 모습을 본 그 가족의 심정이 어땠을지...

 

이 얘기를 전해 준 Anita 는 매우 중요한 정보를 하나 또 주었습니다. 자동차 안에 registration (등록증) 원본을 절대 두지 말라는 거예요. 대신, 카피를 한 다음 집 주소를 black out, 즉 까맣게 칠해 console box 안에 넣어 두라는 거지요. 

 

경찰이 그렇게 일러줬다는데, 도둑들이 요즘은 자동차를 털면서 등록증의 주소까지 확인해 `본범행'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랍니다. 자동차는 그 주소를 얻기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는 것. 주소를 알아 내고 일정 기간 주변을 첵크한 다음 침입한다는 거지요. 어쩌면 `바베큐 가족'도 그렇게 해서 당했을지도 모르고요.

 

이 tip 을 저와 함께 들은, 겁 많은 우리 집사람은 당장 자기 차와 제 차의 등록증을 꺼내 와 복사했습니다. 주소를 매직 펜으로 지우려 했으나 여전히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글자가 비치자 아예 가위로 그 부분을 오려내 버렸고요. 등록증의 주소는 driver's license 의 것과 같으므로 경찰에게 제시해야 한다든지 쓸 일이 있을 때 삭제돼 있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반응형